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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김도영 감독님과 찍은 단편 영화 '자유연기'가 지금의 강말금을 만들기도 했죠. "감독님과는 제가 마흔 때 만났어요. 연극 경력이 조금 쌓였던 어느 시점이었어요. 엄마가 아프셨는데, '이렇게는 못 살겠다'고 생각했어요. 연극만 할 게 아니라 매체에 본격적으로 진출하자고 마음먹었어요. 마흔 살이 되던 해 2월부터 한 달에 하나씩 단편 영화를 찍었어요. '자유연기'는 7월에 찍은 작품이에요." -육아하는 엄마이자 연극무대에 서고 싶은 배우인 주인공의 상황이 정말 리얼하더라고요. "김도영 감독님의 이야기죠. 실화이기도 하고. 다 감독님에게 힌트를 얻어서 연기했어요. 그걸 찍기 전에 제가 장염에 걸려서 살이 빠졌어요. 나쁜 걸 못 먹어서 피부도 맑아졌어요. '저거구나. 저게 내 기준이 돼야겠다'는 야심 찬 생각도 했죠.(웃음) 아기를 안 안아봐서 엉망진창이었는데, 김도영 감독님이 잘 편집해주셨어요. 저는 사실 항상 지쳐있어요. 그게 아마 육아에 지친 캐릭터와 잘 맞지 않았을까요. 의상은 제가 준비하고, 유축기를 사용하는 장면에서 옷 속에 넣은 풍선도 제가 준비했어요. 감독님은 정말 잘하죠. 입지전적인 인물이에요. 배우이고 감독이기도 하면서 남자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예요." -'자유연기' 속 캐릭터와 찬실이는 또 너무 달라요."그러게요. 김초희 감독님은 어떻게 '자유연기'를 보고 저를 캐스팅하셨을까요. 최근에 알게 됐어요. 주인공 캐스팅이 정말 어려운 거더라고요. 엄청난 결단이었다는 걸 뒤늦게 느꼈어요. 실제로도 반대하는 사람들이 많았대요. '조금 더 이름 있는 사람이 주인공이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하더라고요. 오히려 감독님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배우이면 좋겠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정동진 영화제에서 '자유연기'를 잘 보시고 같이 해보자고 연락을 해주셨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전과 후, 많이 달라졌나요."어우, 많이 달라졌어요. 김초희 감독님이랑 저랑 '그동안 무시를 많이 당하고 살았다. 우리 사람대접도 많이 못 받고'라는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나네요. 하하하.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비전의 밤이라는 행사에 간 적이 있어요. 우리는 밥 먹으러 간 자리거든요. 갑자기 상을 준다고 하고, 식사도 스테이크가 나오는 거예요. 감독님이랑 '우리 이런 거 먹어도 돼?'라고 했어요. 저희가 세 부문 수상을 했는데, 감독님이 모든 설움을 씻어냈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비싼 술 마실 돈은 안 생겼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라는 영화는 진짜 감독님이 피와 땀을 짜낸 작품이에요. 영화 홍보를 하는 동안 저는 다른 경제 활동을 못 했어요. 이름이 나지만 그 명성에 비해…. 하하하." -'찬실이는 복도 많지'의 김영민씨는 '부부의 세계'로 또 백상에 참석했잖아요."후보에 오르셔서 정말 좋았어요. '찬실이는 복도 많지' 뒷풀이 자리에도 오셨어요. 새벽까지 김초희 감독님이랑 저랑 영민 선배랑 셋이 끝까지 남았어요. 말이 나와서 말인데, 영민 선배 진짜 좋은 사람이에요. 일단 정말 잘생겼고요. 두상부터 평범하지 않아요. '찬실이'에서 '난닝구'만 입고 나오지만, 그래도 멋있잖아요." -지금 소속사와는 어떻게 만나게 됐나요."전주국제영화제에서 '자유연기'가 상영됐는데, 매니저 분이 오셔서 명함을 주시더라고요. 처음으로 매니지먼트사의 명함을 받아봤어요. 연극 선배들이 많이 소속된 곳이라 믿음직했어요. 같이 일한 지는 3년 정도 됐어요." -그렇게 여배우의 삶을 살게 됐네요."여배우가 털털하기 참 힘들죠. 으하하. 그렇게 느껴요. 놓아버릴 수 없는 뭔가가 있어요. '이 정도까지 해야 해?'라는 생각이 드는 건 운동이고요. 저도 열심히 하려고 하는데, 잘 안 돼요. 사람들이 예쁘다고 하는 배우들은 진짜 엄청나게 운동을 많이 할 거예요. 운동뿐 아니에요. 피부과 같은 곳에 가서 관리도 받아야죠. 숍에 가는 것도 익숙하지 않은 일이에요. 저는 숍에 가려면 왕복 3시간 정도가 필요해요. 결론적으로 5시간 정도는 숍에 가서 꾸미는 데 써야 해요. 그리고 촬영장에 가는 거니까, 진짜 시간이 없어요. 저도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고 있어요. 운동을 좋아하는 열정적인 타입이 아니라서 늘 '이렇게까지 해야 해?'라고 물으며 억지로 하고 있습니다.(웃음) 영양제도 하나둘씩 먹기 시작했고요. 식단 관리도 해요. 그런 변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어요. 그게 일이니까 하는 거 같아요." -얼굴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가족들의 반응도 달라졌겠어요."처음에 제가 연기한다고 했을 땐 엄마가 정말 반대했어요. 지금은 아니에요. TV에 많이 나오니까 좋아하세요. 영화도 좋지만, 어른들은 TV에 많이 나오면 좋아하시잖아요." -주변 반응도 달라졌나요."잘 모르겠어요. 오히려 주변 사람들을 대하기 어려워졌어요. 예를 들어, 황석정 언니나 이정은 언니에게 연락을 먼저 할 수 있지만 잘 못 하게 돼요. 사람을 잘 못 만나요. 백상에서 상 탄 직후에는 정말 많은 연락을 받아서 오랜만에 많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부산에서 회사 다닐 때 만났던 지인들에게도 연락이 왔어요.">>[취중토크③] 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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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 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 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 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영화와 드라마를 넘나드는 것도 쉽지 않을 거예요."영화를 찍을 땐 모니터링을 할 시간이 있어요. 찍힌 각도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걸 체크해서 고칠 수 있어요. 드라마는 아니에요. 모니터링할 여유가 없어요. 드라마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그래서 대단한 것 같아요. 예쁘게 보여야 하는데 또 연기도 잘해야 해요. 모두에게 만족을 줘야 하죠. 정말 어려워요." -연기를 하지 않을 때는 뭘 하나요. "그냥 집안일 하다 보면 하루가 다 가요.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배가 고프니까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요. 하하. 일어나서 공복으로 동네 뒷산에 갔다 와서, 식사를 하면 벌써 오후 2시에요. 그러다 어영부영 해가 져요. 급하게 운동을 하고 저녁 식사까지 챙겨 먹으면 하루가 끝나요." -예명인 강말금, 참 예쁜 이름이에요. "국문과를 나왔는데, 과 친구가 예명으로 지었던 이름이에요. 그 친구가 인터넷 사이트 같은 데서 쓰던 닉네임이었는데 안 쓰기에 달라고 했죠. 당시에 저는 모래를 이름으로 활동했죠. 모래라니, 좀 웃기죠? 하하하. 말금이라는 이름이 조금은 촌스럽기도 해서 좋아요. 엄마는 세련된 이름이 아니라 싫어했지만요. 20대에 제가 지질하게 지내서, 새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고 싶었어요. 처음엔 다른 이름을 가진다는 게 민망했어요. 주변 사람들이 불러주기 시작하니까, 또 그게 제 이름이 되더라고요." -연극은 계속할 예정인가요. "무대에 설 수 있으면 계속 서고 싶어요. 사실 연극을 했다고 하긴 민망해요. 시간적 이유로 출연 거절을 몇 차례 한 적도 있고요. 그래도 살면서 계속 연극 무대에는 서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연극 연습을 하는 거 자체가 정말 좋아요." -이제 결혼을 생각할 나이이기도 하죠. "혼기를 놓친 것 같아요. 김초희 감독님과 '우리 혼기 놓쳤다'는 이야기 많이 해요.(웃음) 그 깨달음을 얻은 때가 38살이었어요. 주변에 '소개팅 좀 시켜줘'라고 엄청 졸랐죠. 뒤늦게 연기를 시작하고 극단에 들어가고, 그런 과정이 길어서 그랬던 것 같아요. 비혼을 선언한 적도 없고, 아이를 낳지 않을 거라고 선언한 적도 없어요. 연극만 했는데 그렇게 됐어요. 너무 늦게 깨달은 거죠. 소개팅을 많이 했는데, 좋은 분이 나와도 제가 마음이 안 가더라고요. 대화가 잘 안 통해서요. 그러다 마흔셋이 됐으니, 혼기를 놓쳤죠." -차기작이 줄줄이 대기 중이라고요. "영화 '소울메이트'에 잠깐 나와요. 드라마 '날아올라라 나비'는 특별출연이에요. '마우스'라는 드라마에도 나오는데, 분량은 적어요. 독립영화도 하나 찍을 예정이고, 넷플릭스 '고요의 바다'에도 잠깐 나올 예정이에요. 참, '고요의 바다' 고사 자리에서 배두나 씨를 만났어요. 정우성 선배 만난 것보다 더 좋았어요.(웃음) 전화번호도 받았어요. 자랑하고 싶어요. 으하하. 정우성 선배는 실제로 보니 눈이 엄청 크시더라고요. 백상 자리에서도 진짜 많은 톱스타 분들이 계시는데, 정우성 선배만 눈에 보였어요. 멀리서 봐도 '딱 정우성'이죠." -정말 바쁘네요."그래도 '미씽'이 끝나서 한숨 돌리고 있어요. 네, 뭐 물고기도 한 철이고요.(웃음) 그동안 땅만 팠으니까 더 열심히 해야죠."' -늦게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왔잖아요. 나이나 시기 때문에 망설이는 사람들에게 조언해본다면요. "저는 참 힘들었어요. 지금은 좋은 때죠. 사람들이 배우라고 믿어주니까요. 예전엔 누가 나를 배우라고 불러줬으면 했어요. 그게 뭐라고 그렇게 되고 싶었을까요. 그게 뭐라고 그게 되기 위해서 엄마도 버리고 언니도 버리고. 그런 고민을 하면서 너무 많은 시간을 보냈어요. 갈등의 시간이 행동하는 시간보다 길었던 것 같아요. '그 과정이 그렇게 가치 있었나'하는 생각이 들어요. 복잡해요. 쉽지 않아요. 근데 그냥 하셨으면 좋겠어요. 저는 이렇게 복잡하게 말하지만, 윤여정 선생님이 '찬실이는 복도 많지' GV에서 하신 말이 있어요. '안 하면 후회하니까 해!'라고요."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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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특별한 신인이다. 서른 살에 연기에 입문해 한국 나이로 마흔 셋이 되는 해에 백상예술대상 신인상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이름처럼 맑은 앞날이 펼쳐진 배우 강말금(41)이다. 지난 6월 열린 제5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김초희 감독)'로 영화 부문 신인상을 수상했다. 뭉근하게 졸여낸 딸기잼처럼, 은근하게 웃음을 선사하는 이 영화에서 능청스러운 연기로 주인공 찬실이를 표현했다. 실제로 찬실이라는 인물이 어딘가 살아 숨 쉬고 있을 것 같다는 믿음을 줄 만큼, 리얼한 생활 연기를 펼쳐 극찬받았다. 판타지적 요소 또한 가진 작품이지만, 현실에 발붙여 공감을 얻을 수 있었던 데에는 강말금의 생활 연기가 큰 공을 세웠다. 대체 어디서 무얼 하다 이제서야 나타난 신인일까. 그 사연을 듣자면 영화 한 편, '인간극장' 뚝딱이다. 부산 출신으로 부산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대학교 시절 연극 동아리 회장을 맡았으며, 대학교 졸업 후에도 선뜻 배우가 되려는 결심이 서지 못해 매일 방황했다. 그러다 서른 살에 극단에 들어가 별별 일을 다 해봤고, 마흔 살에 '82년생 김지영' 김도영 감독의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만난 이가 찬실이다. 버텨내는 낮과 고민하는 밤을 10여년 보내고 나니 배우로 불릴 수 있게 됐다. 강말금과 백상 이후 넉 달 만에 만나 술잔을 기울였다. 자서전 하나 나올 만큼의 서사를 가진 그이지만 알고 보면 그냥 옆집 언니다. "소주는 마치 헤어진 애인 같다"며 소주잔 비우기를 멈추지 않았고, "다이어트 해야 한다"면서 요즘 즐겨 하는 '홈트'를 소개했다. 얼마 전에 배우 배두나를 만나서 전화번호를 교환했다며 자랑했고, 동네 뒷산 산책의 즐거움에 관해 이야기하기도 했다. 마무리로는 연애 상담까지. 배우이자 옆집 언니 강말금과의 취중 수다는 밤까지 끝나지 않았다. -취중토크 공식 질문입니다. 주량이 얼마나 되나요. "소주 한 병입니다. 더 먹으면 탈이 나요. 안주에 따라 조금씩 달라지기는 해요. 소주는 감자탕이나 곱창전골과는 많이 마실 수 있어요. 그렇게 먹으면 두 병 넘게 마셔도 다음날 탈이 잘 안 나요. 사실 소주는 어떤 안주랑 먹어도 잘 어울리긴 하지만요.(웃음) 제가 어느 해부터 장염에 매년 걸리더라고요. 이상하게 소주와 함께 장염이 와요. 그래서 소주는 질척거리는 헤어진 애인 같달까요. 정말 좋아하는데 탈이 나니까 계속 질척거리기만 하게 되네요." -연극 하던 배우들은 또 술과 떼려야 뗄 수 없죠. "항상 연극 연습 끝나고 나면 술이 먹고 싶더라고요. 30대 때에요. 영원히 그럴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하하하. 지금은 조심하면서 마시려고 하죠. 황석정 언니, 이정은 언니와 연극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 엄청 자주 술 마신 기억이 나네요. 정말 재미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누군가 그 술값을 냈겠죠? 거기서 저는 배우가 아니라 조연출이었는데, '저 친구가 마음고생을 했겠구나'란 생각을 했나 봐요. 언니들이 술도 많이 사주시고, 많은 사랑을 줬어요." -영화에서 찬실이를 보다가, 시상식장에서 만난 여배우의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네요."저도 놀랐어요.(웃음) 오랜만에 숍에 가서 단장을 좀 했어요. 드레스는 스타일리스트가 골라줬고, 여러 개 중에 제가 최종 선택했어요. 그런 큰 자리는 처음이었어요. 조심스러웠죠. 저는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성격이에요. 젊었을 때 그런 자리에 갈 수 있었으면 설레고 신났을 텐데, 지금은 '소소한 게 좋다'는 대사처럼 집에 있거나 친구랑 맛있는 거 먹는 게 좋아요. 지금은 '대외적인 자리에 가면 까불지 말자'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어요." -찬실이와 달리 차분한 성격인 것 같아요."원래 차분한 사람을 감독님이 찬실이로 만든 거예요. '제가 이런 성격을 할 수 있을까요?'라고 물었을 정도예요. 감독님은 해이고 저는 달이에요." -연기를 뒤늦게 시작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대학 2학년 때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배우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든 건 처음이었어요. 저는 부산대 국문과를 나왔는데, 잘 사는 집안의 딸도 아니었고 아버지도 아프셨어요. 당시엔 제가 배우를 한다고 하면 모든 사람이 하지 말라고 했어요. 정확한 캐릭터가 없는 사람이었거든요. 배우를 하겠다는 말을 저 자신에게도 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대학교 4학년이 됐을 때, 극회 회장을 하고 있어서 그 맥락으로 부산에서 연극을 하는 분들을 알게 됐어요. 문화 기획을 하시는 분이 같이 일하자고 한 적도 있고요. 쉽게 도전하지는 못했죠. 한 달 수입이 일정하지 않을 것이고, 우리 집에서는 월급을 받는 일 이외의 직업은 상상하지 않았고,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언니가 혼자 돈을 벌었어요. 제가 연습을 하러 가던 길에 엄마가 '못 간다'고 해서 결국 연습을 못 가고 기회가 끊어졌어요. 이후에 그냥 취준생으로 살다가 150만원 월급을 준다고 해서 무역 회사에 입사했죠. 퇴근 시간만 기다렸어요. 150만원을 시급으로 계산했더니 당시 아르바이트 시급보다 많은 거예요. 그렇게 버텼어요. 괴로움 속에서 밤마다 술을 먹었어요.(웃음) 입사 후 6개월 후에 회사를 그만두려고 생각하니 '한 달에 적금을 얼마 넣고, 얼마를 지출하는지'가 이미 다 정해져 있더라고요. 엄마가 정말 행복해하면서 아침마다 갈비 구워주는 얼굴도 기억이 났고요. 그 회사가 1년 반 후에 문을 닫았고, 그다음 회사에 가서 또 1년 반을 다녔어요. 그때도 매일 술 마시고, 당시 남자친구가 '도저히 안 되겠다'면서 헤어지자고 한 적도 있어요. 하하하. 눈물 병이 굉장히 커졌어요. 회사 갈 때마다 눈물이 나면 한 바퀴 휙 돌면서 눈물 닦고. 먹는 걸 좋아하는데 밥도 안 먹었어요. 같이 일하던 소장님에게 '내가 이 상태론 그만둬야 하는데, 그만둘 힘이 없다'고 말씀드렸어요. 소장님이 절 이해해주시고, 다음날 '서울에 자리가 하나 났는데 가라'고 해주셨어요. 그렇게 서울에 와서 1년 반 넘게 일하다가 서른살 되던 해 2월에 그만두고, 극단에 메일을 보내서 들어가게 됐어요. 정말 행복했어요. 근데 들어가서 알았죠. 이제 시작이라는 걸.(웃음)" -극단 생활은 어땠나요."극단에서 저는 숙소 생활을 했어요. 복지가 좋은, 이상적인 극단이었어요. 제가 극단 무대에서 본 배우는 3명 정도에요. 근데 그 숙소엔 13명이 있었어요. 계속 연습생처럼 있던 사람들이죠. 그래서 놀랐어요. 연기 수업을 많이 하는 극단이었는데, 서울말 억양 하나 정도 연습해서 연기하던 사람인데, 진짜 여러 서울말을 연습했어요. 얼마나 어색했겠어요. 선생님이 대사를 하나 주고 사람들 앞에서 읽어보라는 거예요. '이런 게 극회 출신의 비극이다'라는 평을 들었어요. 그 이후로 또 1년 동안 입을 잘 떼지 않고 술로 세월을 보냈죠. 하하하. 거기서 2년 반 동안 있었어요. 대사 있는 역할은 한 번도 못했어요. 좋은 연극을 많이 하던 곳인데, 극단 사정이 점점 안 좋아졌어요. 대학로에 가면 끊임없이 새로운 연극을 하는데, 그게 참 힘들어요. 저희 극단은 좋은 고전 같은 연극을 하나 만들어서 계속 변형을 하고자 하는, 이상이 있는 곳이었어요. 제가 있을 때 배우 두 명을 유학 보내주기도 했어요. 근데, 지원금이 잘 안 들어온 거예요. 상황이 어려워지니까 배우들도 아르바이트를 나갔어요. 저는 '스펀지'라는 예능프로그램에 재연 코너를 나가게 된 거예요. 가서 한 번 찍었는데, 두 번째는 주연으로 부르더라고요. 극단에서 변변한 역을 못하다가 TV에 나갔더니 좋은 거죠. '이게 가능하다. 내가 아무것도 못하는 줄 알았는데 이걸 할 줄 아네'라고 생각했어요. 필름메이커스라는 사이트에서 지원을 해서 그 해만 단편 영화 10편을 찍었어요.">>[취중토크②] 에서 계속 조연경·박정선 기자 사진=박세완 기자 [취중토크①] 강말금 "월급 150만원 받던 직장인, 서른에 시작한 연기로 여기까지" [취중토크②] 강말금 "여배우의 삶? 정말 할 일 많은 직업이죠" [취중토크③] 강말금 "나는 마흔 셋 신인…여러분 안 하면 후회합니다!" 2020.10.2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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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I①] 진정한 ‘날씨 여신’ 최고 인기 女기상 캐스터

기상캐스터가 미스코리아·아나운서를 잇는 미(美)의 대명사로 떠오르며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뛰어난 미모와 늘씬한 몸매에 지적인 매력까지 갖췄다는 점에서 남심이 들끓고 있다. 기상캐스터 팬카페가 넘쳐나고, 예능 섭외가 끊이지 않는다는 점이 뜨거운 인기를 방증한다. 1시간 단위의 뉴스 프로그램에서 3분 남짓 출연하고 각종 포털사이트에 캡처 사진이 올라올 정도로 대중들의 관심이 받고 있는 기상캐스터. 그렇다면 현직 기상캐스터 중 누가 가장 뜨거운 인기를 모으고 있을까. 소비자 리서치패널 틸리언(www.tillionpanel.com)을 통한 네티즌 투표로 진정한 '날씨 여신'을 뽑았다. 총 1만 4340명의 네티즌이 투표에 참여했다. ▶1위 KBS 김혜선(투표 지지율 : 22%)생년월일 : 1983년 1월 25일키/몸무게 : 163cm/45kg학교 : 성신여자대학교 기악과입사시기 : 2008년 4월특장점 : 남심 도둑이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싱그러운 미소, 꾀꼬리 같은 목소리로 남성들을 TV 앞에 붙잡아둔다. 163cm, 크지 않은 키에도 불구하고 조막만한 얼굴과 길쭉한 팔·다리 덕분에 8등신 황금 비율을 자랑한다. 경쟁률 600대 1을 뚫고 단번에 합격한 실력파답게 입사 6개월 만에 KBS 1TV '뉴스9'의 기상캐스터 자리를 꿰찼다. 다채로운 표정과 몸짓, 밝으면서도 안정감 있는 목소리 덕분에 정보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2위 MBC 임현진(16%)생년월일 : 1986년 10월 17일키/ 몸무게 : 174cm/52kg학교 : 서울대학교 체육교육학과입사시기 : 2012년 2월특장점 : 프로필부터 남다르다. 서울대 출신 '엄친딸'이 모델 뺨치는 신체조건까지 갖췄다. 방송에 입문한지 1년 만에 '화제의 기상캐스터'가 될 만큼 미모도 출중하다. 174cm의 큰 키와 황금 비율 덕분에 전신샷에 강하다. 가늘고 쭉 뻗은 각선미에 여성 네티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사고 있다. 활기찬 목소리도 강점. 야외에서 날씨 뉴스를 전할 때 시원시원한 보이스로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뚫어준다.▶3위 JTBC 이선민(14.1%)생년월일 : 1983년 7월 14일키/몸무게 : 166cm/47kg학교 : 부산대학교 노어노문학과입사시기 : 2011년 11월특장점 : 만능재주꾼이다. 날씨 뉴스 뿐만 아니라 스포츠 뉴스와 예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김구라·강용석 변호사가 MC를 맡은 JTBC 미디어비평 프로그램 '썰전'에서 캐스터로 활약중. 프로그램에 무게감을 더하는 역할을 하며, 방송 2회만에 확실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있다. 해박한 야구 지식을 겸비해 스포츠 아나운서로서의 역할도 소화할 수 있다.▶4위 YTN 박은실(10.3%)생년월일 : 1986년 12월 5일키/몸무게 : 160cm/41kg학교 : 중앙대학교 독어독문학과입사시기 : 2011년 5월특장점 : 최근 기상캐스터에서 방송인으로 전향한 박은지의 여동생. 언니 못지 않은 뛰어난 미모로 인터넷상에서 여러차례 화제를 모으며 '얼짱' 기상캐스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현직 기상캐스터 중 인지도 역시 상당한 편. 언니 덕을 많이 보기도 했다. 최근 박은지와 함께 SBS '도전 1000곡'에 출연해 재기발랄한 모습을 선보여 대중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5위 SBS 오하영(9.2%)생년월일 : 1983년 1월 17일키/몸무게 : 160cm, 41kg 학교 : 한국외국어대학교 아랍어학과입사시기 : 2007년 3월특장점 : 단아하고 청순한 매력의 소유자. '품절녀'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SBS '8시 뉴스'의 기상 코너를 맡아 자타공인 SBS의 간판 기상캐스터로 불린다. 특히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미소는 변덕스러운 날씨를 잊게 해줄만큼 매력적이라는 평. 2011년 금융회사에 다니는 훤칠한 외모의 대학 동문과 결혼했을 때는 연예인 결혼 소식 못지않은 화제를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6위 SBS 김다은(8%)생년월일 : 1987년 2월 26일 키/몸무게 : 165cm, 45kg학교 : 이화여자대학교 관현악학 입사시기 : 2011년 9월특장점 : 나이로 보나 실력으로 보나 차세대 대표 '기상 여신'은 김다은의 차지라는 평이 지배적. 특히 지나치게 짧고 타이트한 의상으로 '볼거리'에 치중하는 일부 기상캐스터와 달리 수수하고 깔끔한 옷차림으로 정보 전달이라는 기본에 충실하려는 태도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걸그룹 멤버를 연상시키는 '블링블링'한 외모 때문에 자연스레 시선을 사로잡는다.▶7위 MBC 이현승(7%)생년월일 : 1985년 2월 9일키/몸무게 : 162cm, 46kg학교 : 세종대학교 국어국문학과입사시기 : 2010년 9월특장점 :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MBC 기상캐스터가 된 '행운의 여신'. 지난달 28일 방송된 MBC '기분좋은날'에 출연해 기상캐스터 합격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하던 중 "얼굴이 예쁘지도 않은 편이고, 아담한 체구라 합격할 줄 몰랐다"는 '겸손' 발언을 해 화제를 모았다. 귀여운 외모와 글래머러스한 몸매로 '청순 글래머'로 불리며 남성 팬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김연지·원호연 기자 yjkim@joongang.co.kr 2013.03.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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